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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호주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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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간의 호주 동부 여행

 

시기:2000.2월 (15일간)

여행 타입: 호스텔 팩 (도시별로 학생들만을 위한 유스호스텔과 항공권, 도시간 이동 버스를 여행사를 통해 예약) + 자유여행(비용:130만원)

여행도시:케언즈, 록햄턴, 브리즈번, 골드 코스트, 시드니

 

 

오늘은 19년만에 첫 해외여행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얼마 전에 7살. 3살 딸아 아이와 호주 다녀온 가족 여행책을 읽으니 19년 전이라는 것에 놀랄 만큼 생생한 내 호주 여행에 대한 기억이 떠올랐다... 엊그제 같은데... 나중에 결혼하면 남편과 함께 꼭 시드니에 다시 와야겠다고 생각했었는데, 결혼 8년 차인데.... 나도 우리 딸이랑 같이 살아보고 싶다... 호주서 한두 달... 2000년 호주가 어땠냐면....

 

철없던 시절 (돈 버는 게 이렇게 힘든 줄 몰랐던 시절 ㅎㅎ), 나도 해외여행 한번 갔다 와야겠다며, 부모님 돈 들여 다녀온 여행이었다. 대학 친구 한 명과 함께... 나름 영문과라 의사소통 걱정 안 하고, 자신 있게 호스텔 팩으로 출발..

cathay pacific 항공이라 홍콩서 경유해서 케언즈로 in, 시드니 out 다시 홍콩 경유.... 남들 다 가는 유럽이 아닌 호주가 첫 해외 여행지였던 이유는 그때가 2월이라.... 여름인 나라 찾다 보니...ㅎㅎ 코알라... 캥거루... 머 알지도 못하는데 괜한 호주에 대한 환상이 있었다.... 공항에 도착하니.. 두 명의 대학생 남자애들이 우리와 같은 일정이었다... 가벼이 인사하고 쌩~~

홍콩 공항은 그 당시 우리나라 인천공항 없던 시절... 김포공항만 보던 한국인에게 굉장히 크고, 멋진.. 깔끔한 곳... 지금 같았으면, 갈 때든 올 때든 홍콩에 내려서 여권에 출입국 도장 하나 더 찍었겠지만... 여행이 먼지도 모르고, 거기에서 무엇을 봐야 하고 해야겠다는 생각도 크게 없던 시절이었다... 지금 생각하니 아쉽다... 아님 홍콩이 인연이 아닌가... 여지까지 안 가봤다... 아니 안 갔다...

 

첫 번째 도착한 케언즈의 느낌은 지금도 생생하다.... 화장실에서 옷 바로 갈아입어야 할 만큼 따뜻하고, 살짝 습한 열대기후 느낌... 책에서만 봤던 열대기후... 이런 거구나... 동남아도 한번 안 가본 해외여행 미숙아에게는 이 공기와 날씨 자체가 너무 신기했다... 해외여행은 초보였지만, 기록(diary)만은 프로였던 나였기에 오늘 이 글도 쓸 수 있는 것이다..ㅎㅎ기억은 시간이 지나며 왜곡된다는 게 맞는 말인가 보다... 19년 동안 꼭 다시 가보고 싶은 추억의 장소 곳으로만 기억된 아련한 추억의 장소 호주에 대한 19년 전 생각은 좀 달랐나 보다..

20살의 일기

2000.2.3 (#케언즈)

케언즈 공항에 도착했을 때, 솔직히 약간 실망스러웠다. 공항이 꼭 지방 공항만큼 작았다. 날씨는 생각만큼 덥지는 않았고, 바람이 시원했다. 비가 왔다.. 멈췄다 한다.. 서울과는 느낌이 많이 달랐다. 마음이 편했다. 비가 오면 그냥 좀 맞고... 해외에 나온 것 같지 않게 마음이 편했다. 함께 온 친구들의 도움이 컸다. 나의 부족한 영어 실력이 민망하다..( 그래.. 호주 여행서 의사소통이 안 되는 내 영어에 충격받았었다. 중고등학교 때 영어시험은 틀린 적이 거의 없었는데... 말하는 영어공부 다시 해서, 어학연수 가서 영어 잘한다 칭찬 좀 받고 놀다 왔고, 지금 영어 강사가 되었다..ㅋㅋ)

조용하고 깨끗한 도시다... 호주에 왔으면 코알라랑 캥거루는 기본이지... 동물원 신기하다.... 새끼 악어를 들어보는 경험... 캥거루는 실제로 보면 무시무시하다... 꼬리까지.. 세발로 껑충껑충 뛰는데 무섭다.. 생각보다 사납고... 밥 주다 기절하는 줄 알았다..(모든 것이 꿈꿀 때 아름다운 것이다. 뱀을 몸에 걸치는 용감한 어린이도 있더라... 동물을 생각하고 아끼는 호주인들 칭찬해...)

동물원$40

2000.2.4(#케언즈)

rafting을 했다. 어제 까맣게 타서 자꾸 신경이 쓰였다( 30살 이후로는 초여름부터 태닝 크림 바르고 검게 태우려 난리였는데, 20살 어린 나는 흰 피부를 원했었나 보다 ㅎㅎ) 래프팅은 재미있었지만, 스릴 넘치지는 않았다. 사진이 너무 안 나와서 속상하다( 지금은 못나게 나온 사진도 추억이고, 재미있다고 하는데, 그때는 예쁘고만 싶었던 것 같다.. 소심했었나.. 내가 이렇게 ㅋㅋ) 식사는 샌드위치와 햄버거 등이다. 살 뺀다 생각하고 많이 걷고, 조금 먹는다 ( 여기서 빵 터진다...ㅋㅋㅋ 여행 가서, 무슨 살을 빼겠다고...ㅋㅋ 20살이란...ㅎㅎ) 자유롭고 평온한 이 도시 너무 좋다... 나이 들면 이런 곳에 살아야지...(그래.. 이때부터 꿈꿨다... 해외 살이... 해외 거주자...) 학교 가는 아이들 스트레스도 없어 보였고, 집에서 이런 작은 inn 운영하고, 큰 아이들이 ride 해주고, 별 걱정 없이 사는 듯해 보였다.. 호주 사람들...

래프팅$75

 

2000.2.5(#록햄튼)

도시 이동을 위해 아침일찍부터 버스를 타야 했다. 여행 온 뒤로 계속 잠을 설쳤는데, 버스에서 조금 잘 수 있었다. 타운즈빌로 가는 휴게소에서 아침을 먹었는데 이상한 풀떼기 샌드위치였다( 지금 생각 보니, 루꼴라나, 로메인이었던 것 같은데... 몰랐다.. 그때는 ㅎㅎ) 정말 맛없었다... 계속 비가 와서 시내 구경밖에는 할 수 없었다. (록햄튼 날씨는 지금 기억에도 우중충했다. 공원. 집. 공공건물들... 건물 구경하고, 밥 먹은 기억뿐..) 케언즈와는 느낌이 많이 다른 도시이다. 건물도 더 높고, 크다. (케언즈는 시골 작은 마을.. 록햄튼. 브리즈번. 시드니는 도시 느낌) 오래된 듯한 느낌이다. 바닷가도 거닐었다. 비가 와서 보기만 해야 한다는 사실이 너무 속상하다...( 이때도 난 수영을 좋아했다.. 수영장과 헬스를 계속 다녔던 기억이... 호주 바다는 섬으로 가지 않으면, 그냥 태평양 우리 바다랑 색이 비슷하다.. 동남아 에메랄드 색이 아니라는... 배 타고 섬으로 가야 아름다운 우리가 꿈꾸는 색을 볼 수 있다) 이곳은 바다에 짠내가 없다.(그때, 관리가 안되던 부산 해운대는 물비린내가 많이 났었다... 강원도 바닷가에도...). 축축하다..

water$1/bft$2.3/ lunch4.95$.beer$3

 

2000.2.6(#Airlie Beach)

에어리얼 비치에 도착했다. 또 비다. 전혀 그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 며칠 비만 보다가 브리즈번, 골드코스트 날씨가 좋았었다) 스쿠버 다이빙하려고 했는데... 비가 와서 아무것도 못하고 있다(이런!) 수영복 입어보고 갈 수 있으려나.... 슬슬 집 생각이 난다( ㅎㅎ 며칠이나 되었다고..) 엄마. 아빠. 오빠. 동생 다 보고 싶다 ㅋㅋ (나 이런 타입이었나? 30살 이후는 여행 가면 집에 연락 안 한다 ㅋ) 날씨가 빨리 좋아져야 할 텐데... 우울해.. 집에 가면 영어공부 열심히 해야지 ( 호주 subway에서 샌드위치 시킬 때 충격은 20년이 지나도 잊히지 않는다... 내 영어를 못 알아듣다니... 안 들리다니... 사실 지금도 호주 영어는 잘 못 알아듣겠다 ㅋㅋ)

2000.2.8-9

에어리얼 비치 해안에 누워 하늘을 보았다. 어제는 하루 종일 비가 와서 안타까웠는데... 떠나는 오늘 날씨가 맑다. 잔디에 누워 노래도 부르고 하늘도 보고... 조금 심심하긴 하지만 이 여유가 좋다. 이런 도시에 살면 나도 저들처럼 여유로울 수 있을까? 맨발의 가벼운 옷차림.. 자유롭고 편안한 분위기.. 맥주도 맛있고.. 좋다..

원주민 마을($9.5)

 

2000.2.10(#Brisbane)

그동안 갔던 곳 중에 가장 도시다운 도시이다. 도심 속의 공원...#인공비치에 갔었다. 도심 한복판의 여유.. 강물이 흐르고, 인공비치에는 모래가 반짝이고... 어떻게 했는지 갈매기도 있다.(여기서 처음으로 수영복을 입었었다... 호주 가서, 겨우 인공 바다에서 ㅋㅋ) 호주는 샤워시설이 너무 잘 되어 있다. 공공장소 화장실에 깨끗한 샤워시설이 있다. 유럽 여행 중에 호텔 세면대서 샤워했다는 배낭여행기 털어놓은 친구(남자) 생각이 난다... 호주는 그럴 필요가 없다는.. 터미널에 정말 괜찮은 샤워시설에 있다. 차이나 타운도 갔었다... 온통 붉은색... 중국 특유의 냄새( 샌프란시스코, 하와이 차이나 타운에서도 똑같은 냄새가 났었다) 

 

2000.2.11(#Gold coast)

어젯밤에 드디어 골드 코스트 입성! 숙소는 작지만 깨끗한 곳이다. 이미 같은 방에 묶고 있는 스웨덴 여자아이와 얘기했다. 고등학교 갓 졸업했다는데, 나보다 영어 잘한다 (여기서 또 빵 터진다... 호주 여행은 안 하고... 영어 공부 걱정만 하고 있었나 보다 ㅋㅋ) 오늘 낮에 드디어 parasailing과 jetski를 탔다. 같이 간 그 남자애들과 ㅋㅋ 과하게 타다 물에 빠졌다.. 순간 죽는 줄 알았다는 (수영을 좋아하는데, 물 공포가 있다.. 어릴 때 수영장서 거꾸로 처박혀 물을 먹은 기억이 있어서 ㅎ) 패러세일링은 처음에 엄청 겁났는데, 재미있었다... 한국서는 못해본 것들이라 마냥 신기하고 재미있다. 밤에는 해변을 거닐며 맥주를 마셨다..(얼마나 맛있었을 꼬...) 함께 갔던 남자애들은 번지 점프를 하러 갔다(그 당신 번지가 진짜 유행이었지....) 같이 가고 싶었으나, 우리는 겁도 나고 피곤도 하고, 동네 한 바퀴 돌아보며 사진 찍는 것으로... 나중에 그 친구들이 certi 받은 것 보니.. 구경이라도 갈걸 그랬나 싶었다. 

 

 

2000.2.12

오늘은 movie world에 갔었다. 기대에는 못 미쳤지만, 나름대로 재미있었다. 영화와 놀이 기구를 혼합해 놓은 재미있는 장소... 살짝... 대전 엑스포 같기도 하고... 4시간 만에 돌아올 만한 아담한 크기... seaworld도 이랬을 라나... 일본인 천국이다 호주는... 영어가 아닌 일어로 손님 접대...이제 슬슬 지친다. 집에도 가고 싶고..(<- 왜 이런다니... 더 구경할 것을 찾아야지!!!즐겨!!!) 짐 들고 다니기도 귀찮고, 차 타는 건 너무 싫다... 낮에는 날씨가 너무 덥다... 햇빛도 따갑고...(<-호주 가서 햇볕 따갑다고 하면 왜 갔니? ㅎㅎ생각해 보니 골드코스트를 너무 아쉽게 흘려보냈던 것 같다... 그리 아름다운 곳을 20년 동안 못 갈 줄 모르고... 해변에 간 기억이 없다... 허걱! 그레이트 베어 리프까진 아니어도 골드 코스트는 최소한 즐기고 왔어야지... 호주서 무신 놀이동산을... 영국에 살았다던 그 남자애들은 여행 좀 할 줄 아는 애들이었다... 해변가 자는데, 내가 싫다 했던 것 같다.. 무슨 생각으로..ㅋ)

movieworld$45

 

2000.2.13(#Sydney)

드디어 시드니 도착. 어젯밤에 탄 버스가 이제 도착이다.. 아이고.. 나름 마지막 숙소는 호텔이라는데.. 뭐 유스호스텔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ㅋㅋ... 이층 침대가 없다는 점... 방에 침대가 4개라는 것은 똑같고. 한숨 자고 주변을 구경한다. 유명한 메리 성당도 가고... 시드니 하이드 파크도 가고.. 캡 팁 쿡 동상도 보고 (호주 동부에 처음 도착한 항해가였던 캡틴 선장을 그때는 못 알아뵜었다) 차이나 타운서 중국음식 먹고, 달링 하버로....(달링이라는 사람의 이름 따서 지은 항구라는) 야경이 예술이다. 레이저 쇼가 정말 멋졌다... 2000년 올림픽이 열리는 이곳 (그래... 올림픽전이라 시드니는 올림픽 준비로 분주했다). : 이날 아쿠아리움에 갔었는데, 정말 놀라웠다... 코엑스, 한화, 롯데 아쿠아리움이 없던 시절이라... 머리 위로 펼쳐져 있는 대형 수족관이 너무 신기했다는.... 그래서 한국에 아쿠아리움 생겼을 때 콧방귀 뀌며 안 갔다... 호주서 아쿠아리움 봤다는 자부심과 함께 ㅋㅋ 그러다 딸 낳고, 1년 쿠폰 끊어서 다녔다 ㅋㅋ

아쿠아리움$10(학생 할인받았다)

2000.2.14(#시드니)

아침 일찍 일어나 시드니 크루즈.... 우리나라 유람선 같은 것 타고, 시드니를 바다 쪽에서 쳐다보는 관광이다... 물가에 있는 집들이 조화롭게 들어서 있다. 꼭 한번 살아볼 만한 도시이다. 시드니 바닷가에 집을 가진 사람은 어떤 사람들일까? (하와이 보기 전까지 시드니 집은 내 꿈이었다) 바람은 좀 불었지만, 아름답다. 3대 미항답다. 시드니...

크루즈 후에는 점심 먹고, 타롱가 동물원에 갔다. 페리를 타고 가는 바람에 배를 두 번이나 타게 되었다. 자연 그대로 동물원을 만드러 놓은 것이 인상적이다. 오늘 저녁 드디어 오페라 하우스에 바를 디딘다... 이탈리아어 공연은 이해도 안 되었고, standing이라 다리도 아팠지만, 그들의 공연 문화.... 부러워.. Intermission때, 검은 드레스입고 한손에 와인잔든 나이 지긋한 여인... 멋지다...sophiscated~!!( 그때는 와인도 모르고, 맥주나 칵테일 정도 마시는 수준이라... 마냥 멋져 보였다... 잘 차려입고, 와인 듯 그들의 모습이 ) 무엇보다 나 오페라 하우스서 공연 봤어....ㅋㅋㅋ 이게 된다...(철없다..ㅋㅋ)

2000.2.15(#시드니)

마지막 날.. 아쉽다... 더 할 것도 없는데, 돌아가려니 섭섭하다... 넷이서 공원에서 단체 사진도 찍고, pub 가서 포켓볼도 치고... 한잔 사고... 내가 누나니까 ㅋㅋ AMP Tower도 가고... 꼭대기에서 내려보는 시드니 야경이 아름답다...(입장료 $6)  :시드니 건물이나 쇼핑몰들은 샌디에이고랑 비슷했던 것 같다... 지금은 우리나라에 워낙 대형 쇼핑몰이 많아 놀랄 일도 아니지만, 2001년 미국이나 99년 호주의 쇼핑몰은 나에게 신세계였다... 우리나라 건물들은 지금도 보이는 관공서 느낌의 건물이었느니까.. 도곡동에 롯데백화점 대신 그랜드 백화점 있던 시절이니까... 깔끔함과 규모에 놀라운... 지금은 우리나라 파주 아웃렛 같구나 싶다 ㅋㅋ

 

#호주를 돌아보며, 다시 기대하며

처음이어서 좋았나 보다.. 아니 좋은 기억으로 남았나 보다... 난 19년 동안 호주가 제일 좋았어...라고 말해왔다.. 오늘 일기를 다시 열어보기 전까지는... 그때 일기를 보니, 비가 와서 우울하다는 둥... 집 생각이 난다는 둥... 호주 왔다는 것만으로 손뼉 치고 신나야 할 순간에 영어공부를 결심하고 있지 않나ㅎㅎ 웃음이 난다... 20살 어렸던 나는 겁도 많고, 고민도 많았던.. 여행이 무엇인지 모르는 철없는 소녀였나 보다... 그래도 호주 여행 영어 충격요법으로 난 영어 강사가 되었고  자유로워 졌고, 늘 여행을 꿈꾸는 사람으로 살고 있다..... 지금의 이 멋진 삶은 모두 호주의 그 써브웨이 직원에게 영광을 돌려야겠다 ㅎㅎ곧 다시 보자. 이번엔 남편. 딸이랑 같이 갈께..19년전 약속지키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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